안녕하세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현재 프랑스는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거의 이 주째 밖에 잘 못 나가고 있습니다.
장을 보거나 병원 약속등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외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원래 집순이인 저는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2주째가 다 되니까 슬슬 답답해 지기 시작했어요. ㅠㅠ
날씨까지 좋아서 집에 있기 싫은 요즘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집에서 하루를 바쁘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이런 저런 일도 있고 밥도 해 먹어야 하고 주말보다 그래도 할일이 좀 더 있는데, 현재 주말은 평소보다 더 여유로운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하고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봤어요.
유행에 엄청 뒤쳐지고 늘 뒷북치는 저이지만, 이번에는 남들 다 할 때, 따라 해봤습니다.

K-커피라고 해서 유튜브나 구글에서 dalgona coffee라고 검색하니까 한국어 뿐만아니라 영어로도 검색 결과가 엄청 많이 나오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유튜브를 보고 배웠는데, 생각보다 정말 간단해서 쉽게 시도해 볼 수 있었어요.
집에 원두 커피 밖에 없어서 엊그제 장보러 간 날 달고나 커피 만들려고 평소에는 잘 안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도 미리 구매해 두었답니다.
뚜둥, 토요일 아침밥을 먹자 마자, 저희는 달고나 커피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제가 한 달 전에 거품기를 부셔먹어가지고, 어쩔 수 없이 손으로 커피를 저어 만들어야 했답니다.
감사하게도 호기심많은 남편이 커피를 젓기 시작했어요.
달고나 커피 비율은 커피 1 설탕 1 따뜻한 물 1 이에요.
예를들어 커피 두 스푼을 넣으면 설탕도 두 스푼 따뜻한 물도 두 스푼 이렇게요.



겁이 많아서 혹시라도 실패할까봐 저희는 한 잔만 만들려고 작은 양을 시도했더니 생각보다 색이 빨리 변하면서 커피가 꾸덕해지더라구요.
색이 너무 예뻤어요.
차가운 우유를 컵에 붓고 완성한 달고나 커피무스를 우유위에 올렸는데요.
커피가 너무 꾸덕해서 그릇이랑 스파출하고 숟가락, 사방에 커피가 묻어서 조금 지저분하고 치우는데 귀찮았어요.
달고나 커피의 맛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카페라떼 맛이었어요. 거품이라 그런지 부드러운 맛이 좀 더 강해서, 저와 남편은 만족했답니다.
하지만 그냥 평소에 만들어 마시는 커피보다는 손이 많이 가서 다시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일요일 아침인 오늘, 남편은 일어나자마자 또 시도했습니다... 달고나 커피가 정말 마음에 들었나봐요.
오늘은 따뜻한 우유를 준비해서 달고나 커피 무스를 얹어 마셨는데요. 차가운 우유보다 따뜻한 우유에 무스가 잘 녹아서 저는 따뜻한 달고나 커피가 더 맛있었어요.
요즘 처럼 우울한 일상 속에 작은 이벤트였어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제 걱정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아마 유럽에 가족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다들 비슷한 마음이시겠지요.
한국에 들어올 생각은 없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제 소식을 궁금해 하세요. 매일 접하는 유럽의 뉴스는 한국보다 더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걱정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저도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이니까요.
그래도 저는 잘 살아있고 제 하루를 씩씩하게 살아나가야 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프랑스에 퍼지기 시작한 처음에는 혹시나 모를 상황들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동금지령이 내려지고 집에 본격적으로 갇혀 지내는 시간이 하루하루 길어지고 또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도 없으니까, 저도 모르게 기분이 안 좋아지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열심히 운동도 하고, 밥도 끼니마다 건강하게 만들어 먹고, 재미있는 것들도 보고 읽고 하면서 부지런히 지내고 있습니다.
달고나 커피덕에 이번 주말을 잘 보낸 것 같아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VID-19 프랑스 마스크 현황 / 프랑스에서 마스크 만들기 (0) | 2020.03.31 |
---|---|
프랑스에서 양배추 김치 만들기 (0) | 2020.03.30 |
COVID-19 3월 28일 프랑스 현재 상황 (0) | 2020.03.28 |
내가 프랑스에 사는 이유 (0) | 2020.03.25 |
미술 전공자 아이패드 프로 3세대 구매 한 달 사용 후기 (0) | 2020.03.24 |
댓글